미국 FCC, “해저 케이블에 중국 손 못 대게 하겠다”
- 연방통신위원회 위원장, 해저 케이블 강화 필요 설파
- 강화 위해 보안 규정 신설...중국 기술 가까이 못 오게
- 아직은 미결정...8월에 투표로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적대 세력으로부터 자국 통신망을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중국을 견제하기로 결정했다. 위원장 브렌던 카(Brendan Carr)가 “인공지능 인프라 구축을 가속화 하기 위해 해저 케이블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 하겠다”고 발표하며, “적대 세력으로부터 케이블을 보호하기 위한 새 규칙을 도입하겠다”고 예고한 것이다.
카의 성명문은 다음과 같다. “해저 케이블은 전 세계 통신의 숨은 영웅입니다. 인터넷 트래픽의 99%를 해저 케이블이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인공지능과 차세대 기술에서 세계를 선도하기 위해 데이터 센터 및 기타 인프라를 구축함에 따라, 이들 케이블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졌습니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오랫동안 강조해온 바와 같이 ‘경제 안보는 곧 국가 안보’입니다. 우리는 최근 몇 년간 중국과 같은 외국 적대 세력에 의해 해저 케이블 인프라가 위협받는 사례들을 목격해왔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외국 적대 세력의 소유 및 접근뿐만 아니라 사이버 및 물리적 위협으로부터 해저 케이블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자 합니다.”
해당 내용을 담고 있는 공문에 의하면 FCC가 곧 취할 조치는 다음과 같다고 한다.
1) 특정 외국 적대 세력과 관계된 자(단체)가 면허를 신청했을 때 거절한다.
2) 그런 자(단체)에 대한 용량 임대 계약에 제한을 건다.
3) 특정 장비의 사용을 금지시킨다.
4) 사이버 보안 및 물리 보안 요건을 수립한다.
이는 해저 케이블을 설치, 연장 및 확대시키는 데 있어 중국의 기술력이 하나도 개입되지 못하도록 손을 쓰겠다는 의미를 갖는다. “외국 적대 세력의 장비 및 서비스로부터 해저 케이블을 보호할 방법들을 찾기 위해 여러 의견을 수렴할 예정입니다. 미국 내 케이블 수리 및 유지보수 전문 선박을 이용하거나, 신뢰할 수 있는 국가의 업체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방법 등을 모색할 것입니다.” FCC 측의 설명이다.
지난 1월 8일, 대만에서 일대 통신 마비가 발생했다. 해저 케이블이 절단된 것이었다. 출동한 대만 해안경비대는 한 홍콩 화물선이 사건 현장으로부터 7해리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초동 수사 후 “해당 화물선이 케이블 손상에 책임이 있어 보인다”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배를 압류하여 수색하지는 못했고, 문제의 화물선은 현장을 떠났다. 대만은 아직도 중국이 대만 통신 시스템을 겨냥해 사보타쥬를 실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카 위원장이 이 사건을 염두에 두고 “사례들을 목격해 왔다”고 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미국은 수년 째 중국 기술이 중요 사회 인프라에 영향을 주지 못하도록 여러 가지 방안을 마련해 실시하고 있다. 연방 정부 기관에는 중국 통신 기술(특히 화웨이)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지시켰으며, 중국에 모기업이 있는 대형 SNS인 틱톡도 미국 땅에서는 심한 부침을 받는다. 이러한 기조는 정권이 바뀌어도 유지되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지난 20년 무슬림 극단주의자들이 국가의 적이었는데, 하루아침에 중국이 그 자리를 꿰찼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FCC는 모든 전자 제품 생산 회사들이 중국 실험 대행 업체에 제품을 맡기지 못하게 하는 규정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당시 FCC는 “미국 내 사용되는 모든 전자 장비들의 75%가 중국 실험 업체에서 테스트 받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었다.
이번에 해저 케이블 투자 확대에 있어 중국 기술을 원천 차단시키겠다는 위원장의 선언이 있었지만 아직 결정된 건 아니다. 8월에 있을 위원회 내부 회의를 통해 투표로 결정될 예정이다. 다만 트럼프 정권의 방향성과 정확히 맞아 떨어지고 있어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