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워크스페이스 관리자에게 "한 발 느린 적용" 권한 부여
- 관리자에 의한 구글 워크스페이스 기능 업데이트에 대한 도입 시점 조절 가능
- 보다 점진적인 기능 도입으로 관리자의 새로운 위협 탐지 및 기능 이해 가능
구글이 워크스페이스 관리자들 편에서 염원하던 권한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 새로운 기능이 추가될 때, 관리자들이 이를 느린 속도로 도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및 패치에 대한 관리자들의 부담감을 해소시키려는 노력으로 해석된다.
구글 워크스페이스는 클라우드 기반의 생산성 및 협업 도구들로, MS의 오피스나 MS365와 비슷하다. 많은 기업들이 유료로 워크스페이스를 결제해 업무를 진행한다. CD로 설치하는 게 아니라 클라우드 기반이기 때문에 개발사인 구글이 꾸준히 새 기능을 추가하는 등 업데이트를 제공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사용자들은 보다 강력해지는 도구들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유형의 패키지 형태로 구매하는 소프트웨어는 구매자의 소유욕을 채워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소프트웨어에서 뒤늦게 발견된 오류를 고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무형의 클라우드에 기반을 둔 소프트웨어의 장단점은 정확히 반대다. 유형의 물건이 없어 소유했다는 느낌을 주지 못하지만, 늘 최신 상태의 소프트웨어를 쓸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최신 상태의 소프트웨어를 쓴다는 게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특히 사용자 기업의 IT 관리자 및 담당자들에게는 더 그렇다. 최신 상태라는 건 기능의 장점과 약점, 보안 취약점 등에 대한 정보가 적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사용자보다 더 많이 알고 있어야 문제 발생 시 관리자로서 대응할 수 있는데, 사용자와 거의 비슷한 수준의 정보만 가지고 있으니 오류나 고장, 사고 앞에서 쩔쩔매게 된다. 이런 상황을 바람직하게 여길 관리자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관리자들은 구글이 자기들도 모르게 새 기능을 추가하는 걸 그리 반기지 않았었다. 관리자가 먼저 새 기능을 써보고 이해도를 높인 후 사용자들에게 제공하는 방식을 바랐었다. 바로 이 ‘소원’을 구글이 이번에 들어주기로 한 것이다.
“이제부터 구글이 제공하는 기능들을 사용자들이 이르게 접할 수 있게 할 것인지, 아니면 보다 천천히 사용할 수 있게 하 것인지, 관리자가 결정해 조정할 수 있습니다.” 구글의 설명이다. 특히 베타 버전의 기능들을 추가할 때 관리자는 두 가지 옵션 중 하나를 선택할수 있게 된다고 한다. 두 옵션은 다음과 같다.
1) 래피드 릴리즈(Rapid Release) : 새로운 기능들을 사용자들에게 즉각 제공한다.
2) 스케줄드 릴리즈(Scheduled Release) : 새로운 기능들을 사용자들에게 점진적으로 제공한다.
구글이 이번에 추가했다는 건 바로 2)번이다. 미국 기준 7월 15일부터 옵션 선택이 가능하다. 점진적으로 기능들을 제공하면서 관리자들은 새로운 위협 등을 미리 탐구할 수 있다.
나는 구글 워크스페이스 안 쓰는데?
구글 워크스페이스 사용자가 아니더라도 이번 구글의 움직임에는 관심을 보일 필요가 있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대한 ‘빅테크’의 생각이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MS도 이미 MS 365 신기능 및 업데이트 적용 속도를 관리자가 직접 제어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업데이트를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적어지도록, 그래서 더 많은 사용자들이 최신 버전을 사용할 수 있도록 북돋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사용자가 업데이트를 하든 말든, 결국 사용자가 책임져야 하는 문제 아닐까? 왜 개발사가 나서서 ‘제발 업데이트 빼먹지 마세요’를 읍소하는 걸까? 먼저는 ‘인공지능 경쟁’ 때문이다. MS나 구글 모두 인공지능에 기반을 둔 새 기능들을 다양하게 개발하고 있고, 앞다투어 사용자들에게 선보이는 중이다. M365에 조만간 추가될 인공지능 기능들은 1천 개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MS는 코파일럿(Copilot)을, 구글은 제미나이(Gemini)를 앞세워 시장을 선점하려 하고 있다.
아무리 뛰어난 기능들이 개발된다 하더라도 사용자가 이를 경험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 없다. 그 뛰어난 기능들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형태로 제공하는데, 사용자가 업데이트를 하려 하지 않는다면 애초에 게임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용자들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라는 행위는 구매 만큼이나 중요하다.
보안도 큰 이유가 된다. 어떤 소프트웨어라도 취약점을 최소 한 개 이상 가지고 있기 마련이고, 그런 취약점들을 통해 공격자는 뭔가를 탈취해 간다. 따라서 취약점이 발견되는 대로 제거해야 하는데, 개발사가 할 수 있는 건 업데이트 개발에서 배포까지다. 사용자 시스템에 직접 설치되는 걸 강요할 수도, 확인할 수도 없다. 업데이트 하라고 사용자를 부지런히 독려해야 한다. 실제로 MS와 구글은 오래 전부터 정기 패치일을 매달 정해 사용자들에게 취약점 픽스를 제공하는 회사이기도 하다.
소프트웨어가 일상 모든 영역에 파고드는 때에 패치 습관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치열한 속도 경쟁이 한창인 시기에 MS와 구글이 한 발 더디게 가는 선택지를 준 것은 그런 면에서 이상한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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