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유럽연합의 5억7천만 달러 벌금에 항소

애플, 유럽연합의 5억7천만 달러 벌금에 항소
Photo by Laurenz Heymann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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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Pick
- 얼마 전 앱스토어 정책 바꾼 애플, 사실 유럽연합에 크게 양보한 것
- 유럽연합은 계속해서 애플이 독과점 하고 있다고 주장
- 애플, "유럽연합은 말 잘 바꾸고, 법 마음대로 해석한다"

유럽연합이 선고한 5억7천만 달러 벌금형에 대해 애플이 항소했다. 유럽연합 위원회가 법을 과도하게 해석해 적용했다고 발표하면서였다. 애플은 공식 성명문을 통해 “유럽연합이 기업의 운영 방식을 강제하고 있으며, 심지어 여러 사업 조건들까지도 좌지우지 하려 함으로써 개발자들에게 혼돈을 주고 결국 사용자들에게 손해를 끼치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애플의 비판 내용

애플은 지난 6월 유럽 내 앱스토어의 서비스 제공 방식을, 유럽연합의 요구에 따라 바꾼 바 있다. 개발자들이 애플 생태계에서 유통될 앱을 개발한 경우, 앱스토어에서만이 아니라 개발자가 지정한 웹사이트나 서드파티 스토어 등을 통해서도 판매가 가능하도록 조정한 것이다. 

애플이 앱스토어를 통해서만 앱이 거래되도록 강제하는 건 독과점이라고 유럽연합은 항상 주장해 왔었다. 애플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지만, 사업 연속성을 위해 유럽연합의 요구를 ‘일단’ 들어준 것이라고 당시에도 발표했었다. 즉, 오늘의 항소는 이미 그 때부터 예견되었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유럽연합과 애플 양측은 어느 정도 합의에 이르렀던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앱 유통 구조를 변경함으로써 입는 피해를 스토어 서비스 수수료(Store Services Fee)라는 걸 도입해 보완할 수 있도록 유럽연합 측에서 승인하기로 했었다고 한다. 이 스토어 서비스 수수료라는 건 애플이 작년부터 도입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유럽연합의 약속을 믿고 애플이 앱스토어 정책을 변경하자, 유럽연합 측에서 마음을 바꿨다고 애플은 주장하고 있다. 스토어 서비스 수수료를 개발자들에게 청구할 때, 일부 서비스 항목은 개발자가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따라서 돈을 내지 않아도 되도록 만들라는 내용을 뒤늦게 추가했다고 한다. 즉 개발자들에게 좀 더 많은 지불 권한을 주라고 요구한 것으로, 이는 이전에 합의되지 않은 내용인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은 유럽연합 측에서 주장하는 ‘결제 유도(steering)’라는 개념이 법 원문의 의도를 초과한 것이라고 짚기도 했다. 원래 유럽연합은 “결제할 때 반드시 애플이 지정한 방식으로만 하게 한다”며 “앱 내부에 결제 링크를 걸어둔다거나 하는 행위를 금지시키니 공정한 경쟁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비판했었다. 그러면서 5억7천만 달러라는 기록적인 벌금을 요구하기에 이르렀었다. 사용자나 개발자가 원하면 앱스토어가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도 결제할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발표가 있고서 얼마 지나지 않아 유럽연합 스스로 “결제 유도라는 것은 단순히 돈 지불 방식을 강제했던 것만이 아니라, 앱 내 간접 광고까지도 금하던 애플의 빡빡한 행태도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말을 바꿨다고 애플은 주장한다. 소통에 있어 투명하고 명확한 태도를 유지하지 않는 것도 문제지만, 그렇게까지 해석하는 건 DMA를 지나치게 확대 적용한 것이라고 애플은 따졌다.

외신인 컴퓨터월드는 다소 애플 편에 선 기사를 통해 “원래 입법자들은 자기 손으로 뭘 직접 만들어본 적이 없어, 그와 관련된 규정을 만들 때 항상 헤맨다”고 비꼬기도 했다. 그러면서 “법정 공방은 여러 해가 걸릴 텐데, 그 동안 유럽 사용자들은 유럽에서만 제공되는 독특한 애플 정책의 이점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유럽 외 다른 지역의 소비자들만 바보가 됐다는 의미다. 

예상되는 부작용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앱스토어가 아니라 서드파티 스토어들이나 각종 웹사이트를 통해서도 앱을 받고 돈까지 결제할 수 있다는 건 사용자들이 애플 생태계를 보다 자유롭게 누릴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동시에 불법 앱이나 콘텐츠, 혹은 각종 사기 시도를 감독하고 방지할 권한 하나가 사라졌다는 뜻도 된다. 100% 완벽하진 못하더라도 공식 앱스토어가 서드파티 스토어나 웹사이트보다 안전하다는 건 이미 수차례 증명된 바 있다. 보안 실천 사항 중 ‘서드파티 스토어나 웹사이트에서 앱을 다운로드하지 마시오’는 대단히 중요한 것 중 하나로 수년째 랭크되어 있기도 하다. 

보안만이 아니라 앱과 서비스의 품질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애플이 중간에서 유통망의 권한을 꽉 부여잡은 채 개발자들을 강력히 옥죄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어느 정도 수준에 오른 앱들을 즐길 수 있었다. 앱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용자들은 애플을 통해 개발사에 손해 보상을 청구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앱을 다른 곳에서 받아 설치하고, 결제도 애플이 아닌 다른 서비스를 통해 할 수 있으니 개발자들이 애플 눈치를 덜 보게 됐다. 문제 발생 시 소비자들은 직접 개발사와 담판을 지어야 한다. 자유를 얻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대가가 생각보다 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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