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자국 기업에 “엔비디아 칩셋 구매 취소” 명령

중국 정부, 자국 기업에 “엔비디아 칩셋 구매 취소” 명령
Photo by Igor Omilaev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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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Pick
- 미국 정부에 이어 중국 정부도 엔비디아 상품의 중국 수입 막아
- 실망한 엔비디아...중국 시장 당분간 배제
- 중국에 단기적 손해...하지만 장기적 이득 될 수도?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들에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칩셋을 구매하지 말라”는 명령을 전달했다. 이 명령은 인터넷 규제 기관인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yberspace Administration of China)에서부터 나온 것으로, 파이낸셜타임즈가 최초 보도했다. 

이 명령은 단순히 “앞으로 구매하지 말라”는 게 아니었다. 이미 들어간 주문도 취소하라는 내용까지 담고 있다. 특히 바이트댄스(ByteDance)와 알리바바(Alibaba) 등 중국을 대표하는 기술 기업들은 엔비디아의 RTX 프로 6000D 서버를 시험하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역시 취소 대상인 것으로 전해진다.

당장 칩셋을 가지고 사업을 해야 하는 이 기업들에는 어떤 대안이 있을까? 판공실은 “자국 칩셋 제조사들의 제품을 이용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가뜩이나 중국이 미국과 사이도 좋지 않고, 미국의 기술 발전에 기여할 자금이 미국으로 들어가는 것도 막아야 하니 국산품을 애용하라는 것이다. 실제 중국은 칩셋 전쟁이 벌어지고 나서부터 자국 칩셋 생산 능력 강화에 박차를 가해왔다. 다만 성과는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다.

중국 내 주요 칩셋 제조사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칩셋을 개발해 출시한 회사들 중 대표적인 건 화웨이(Huawei)다. 화웨이는 인공지능 모델의 학습과 가속에 특화되어 있다는 어센드(Ascend) 시리즈를 개발했다. 어센드 910B는 화웨이의 공공 클라우드 서비스에 사용되고 있으며, 중국 내 여러 기업들에서도 점점 이용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캠브리콘(Cambricon)이라는 기업도 칩셋 생산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베이징 청두에 있으며, 추론 작업에 특화된 칩셋을 제조한다. 2025년 상반기 매출이 급증했다. 하지만 중국 내수 시장에서나 통하기 시작한 모양새고, 해외 시장 쪽에서는 잠잠하다. ‘중국산 칩셋’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가 그리 높지 않은데, 이 장벽을 극복할 정도는 아직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그 외에도 비렌테크(Biren Tech)나 중하오신잉(Zhonghao Xinying), 엔플레임(Enflame)과 같은 기업들도 중국 내 각종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에 참여한 바 있다. 블랙세서미테크놀로지스(Black Sesame Technologies)와 같은 경우 자율주행 자동차용 인공지능 칩셋에 특화돼 있다고 보도된다. 다만 이 회사들의 제품이 아직 세계 시장에 널리 알려지지는 않고 있다.

엔비디아와 중국 칩셋 기업들 비교표[자료: TheTechEdge]

알리바바와 바이두 같은 대형 기업들은 화웨이 어센드 시리즈 같은 중국산 칩셋의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두 기업이 중국 내수 시장에서 소비해주는 것만으로도 화웨이는 어마어마한 물량을 내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는 장기적인 칩셋 개발 및 생산 활동에 적잖은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적으로는 중국에 타격
하지만 이번 중국 정부의 움직임 때문에 중국 IT 생태계는 단기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추측한다. 중국 기업들의 자체 칩 생산 능력이 아직은 엔비디아나 기타 다른 유명 칩셋 제조사들의 그것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의 경우 인공지능 칩셋 분야에서 독보적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엔비디아 칩셋을 이용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인공지능 프로젝트의 성패가 갈리기도 할 정도다.

대신 중국이 그 동안 축적한 기술과 자본을 통해 이 시기를 버텨내고 경쟁력 있는 인공지능 칩셋 제조 능력을 갖추게 된다면 상황이 역전될 수도 있다. 특히 중국은 예전부터 APT 조직들을 통해 서방 기업들의 영업 비밀 등을 적극 훔친 후, 이를 바탕으로 자국 기업이 비슷한 물건이나 서비스를 만들게 한 것으로 국제 사회에서는 악명이 높다(물론 중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연구와 개발 단계를 줄임으로써 상품 가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되니, 오히려 처음 발명하고 창안한 회사보다 더 높은 경쟁력을 갖게 되는 경우가 비밀비재하다. 이런 일이 칩셋 시장에서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엔비디아, G2 사이에 끼어
중국 정부가 나서서 엔비디아 제품을 구매하지 말라고 하기 전에, 미국 정부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지난 4월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 회사들에 “AI 칩을 중국에 판매하려면 허가증을 먼저 받아야 한다”고 명령했기 때문이다. 이 허가증(혹은 라이선스)이라는 게 사실상 획득이 불가하다는 시장의 볼멘 소리도 나왔었다. 이후 엔비디아는 중국에 칩셋을 판매할 수 없어 2분기에만 80억 달러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7월, 트럼프 행정부는 다시 반도체 회사들이 중국에 칩을 판매하도록 했다. 4월의 금지령이 약 100일만에 번복된 것이지만, 사실 여기에는 함정이 있었다. 칩셋 판매로 발생한 매출의 15%를 정부가 가져간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던 것이다. 아직 엔비디아는 이 제도를 이용하지 않고 있다. 즉 중국 시장이 배제된 실적만 올리고 있는 것.

그런 상황에서 이번 중국 정부의 결정은 앞으로 진행될 엔비디아의 사업 방향에 쐐기를 박았다고 할 수 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Jensen Huang) CEO는 이번 주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 정부의 결정에 적잖이 실망했다”며 “현재 미국과 중국 사이에 더 큰 아젠다가 있기에 지금은 인내심을 가지고 상황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는 동안 “중국에서의 실적을 배제한 채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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