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강자 오픈AI, 옛 강자 오라클과 손 잡다

인공지능  강자 오픈AI, 옛 강자 오라클과 손 잡다
Photo by Nik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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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Pick
- 오픈AI, 5년 간 3천억 달러 투자
- 많은 클라우드 업체와 손 잡고 있는데 굳이?
- 가장 궁금한 에너지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침묵

‘엥?’ 소리가 절로 나오는 계약이 성사됐다. 새롭고 강력한 기술인 인공지능 분야에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오픈AI(OpenAI)와, 아직 건재하지만 오래되고 고전적이기까지 한 느낌이 나는 IT 회사 오라클(Oracle)이 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신규 강자와 한 세대 전 강자의 맞잡은 두 손이 다소 어색해 보인다. 하지만 속사정을 알면 그렇지도 않다.

계약 규모는 가히 천문학적이다. 5년 동안 3천억 달러를 약속했으니 말이다. 오픈AI가 이 정도의 돈을 오라클에 쓴다는 게 계약의 내용이다. 이 때문에 오라클의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그 잘 나가는 오픈AI가 점지해 준 회사라니,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다만 액수 외 세부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오픈AI의 속내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오라클 주가가 하루만에 36% 상승했다 [자료: 오라클]

하지만 이쪽 시장과 오픈AI의 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은 이번 계약에 그리 놀라지 않는다. 오픈AI의 현재 상황을 이해하면 충분히 있을 만한 파트너십이라는 것이다. 무슨 말일까?

오픈AI의 과제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 오픈AI가 지나치게 빠른 성장 때문에 오히려 숨이 막히는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너무나 많은 사용자들이 챗GPT를 쓰고 있어 오픈AI는 어마어마한 컴퓨팅을 매순간 실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는 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슈퍼컴퓨터가 쉬지 않고 돌아가야 한다는 건데, 이는 클라우드 인프라가 아니면 해결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그 많은 컴퓨터를 돌릴 에너지를 충당해야 하는 과제도 만만치 않다.

즉,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컴퓨팅 자원에 대한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오픈AI는 클라우드 인프라 업체들과 손을 잡을 수밖에 없다는 것. 오라클이라면 이런 ‘인프라 사업’에 있어 최강자 중 하나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미국의 초대형 클라우드 기업들과도 손을 잡고 있고, 현 세계 1위 SNS인 틱톡이 미국에 진출해 대단위 사업을 이뤄갈 때에도 오라클이 뒷받침을 해주었다. 

클라우드? 아마존이 하는 그거?
요 몇 년 사이 ‘클라우드 회사’라고 하면 다들 아마존의 AWS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Azure), 구글 클라우드를 떠올렸다. 공공 클라우드에서는 이 셋이 단연 대표였다. 대 인공지능의 시대에 이 세 클라우드 업체는 더욱 치열하게 경쟁했고, 더욱 이름을 떨쳤다. 세 강자 다음 네 번째 주자는 보이지도 않았다. 오라클이라는 이름은 서서히 옅어졌다. 그런데 왜 오픈AI는 오라클에까지 손을 뻗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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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잠깐!
오픈AI가 아마존, MS, 구글을 마다하고 오라클을 선택한 건 아니다. 오히려 이미 그런 클라우드 강자들과 여러 형태로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오픈AI의 gpt-oss-120B와 gpt-oss-20B 모델들은 아마존 서비스를 통해 제공된다. 구글 클라우드는 오픈AI의 모자란 컴퓨팅 용량을 채워주고 있고, MS 애저는 이미 예전부터 오픈AI의 주요 파이프라인 역할을 담당했었다.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컴퓨팅 파워와 인프라, 데이터를 한 곳에 몰아넣는 건 위험하기 때문이다.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나도 유연하게 대응하려면 여러 인프라를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구글이 갑자기 마비되면 MS의 인프라가 대신 짐을 져주고, AWS가 느려지면 구글이 뒷받침을 해주는 식의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라클과 손을 잡았다는 해석을 주식 시장 전문가들이 하고 있는데, 합리적인 분석이라 할 수 있다. 또, 오픈AI의 성장 속도와 수요의 규모가 이미 세 클라우드 업체만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수준에 왔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러면 에너지는? 전력은?
오픈AI는 넘쳐나는 컴퓨팅 파워에 대한 수요를 어떻게 충당할 것인지를 숨기지 않고 보여주는 행보를 보인다. 여러 대형 클라우드 업체들과 계약을 맺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브로드컴과 맞춤형 인공지능 칩셋 개발에 투자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연산 능력이라는 점에 있어서는 걱정할 것 없다고 세계 고객들에게 보여주고 자랑하는 느낌마저 든다.

하지만 그 많은 컴퓨터와 칩셋들을 돌리는 데 필요한 전기는 어디서 가져올 것인지는 도무지 알려주지 않고 있다. 샘 알트만(Sam Altman) 오픈AI CEO는 회사의 성장에 관련된 숫자만을 공개하고 있다. 구독자 수가 얼마나 늘었고, 어떤 제품이 나오고 있고, 수익이 어느 정도인지, 비즈니스 얘기만 하는 것이다. 모두가 궁금해 하는 ‘그 인공지능을 어떤 전기로 돌릴 건데?’는 답하지 않는다.

인공지능은 높은 수준의 연산력이 있어야만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다. 많은 전기를 먹는다는 의미다. 그렇다는 건 에너지 소모가 큰 기술이라는 것이고, 이는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내용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 많은 전문가들이 인공지능을 주요 환경 파괴 기술로 꼽고 있기도 하다. 인공지능을 돌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료를 부어야 하는데, 화석 연료들은 공해가 너무 심하다. 여론을 의식한다면 오픈AI가 석탄이나 석유 쪽으로 눈을 돌리긴 힘들 것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오픈AI가 천연가스를 확보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도 단기적인 것이고, 언젠가는 태양광 등의 대체 에너지로 전력을 확보해야만 할 것이라고 이들은 말한다. 일부 빅테크 기업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원자력 기술에 투자를 하거나 원자력 발전소와 협약을 맺고 에너지를 충당하고 있는데, 오픈AI도 이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알트만은 몇 가지 에너지 분야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아직 본격적인 규모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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