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아카이브투데이 운영자, 드디어 밝혀지나

미지의 아카이브투데이 운영자, 드디어 밝혀지나
Photo by Zetong Li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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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Pick
- 아카이빙 한다며 웹사이트 자료 가져갔던 아카이브투데이
- 사이트 운영자는 오랜 시간 익명...운영도 불투명
- FBI가 도메인 등록소에 공문 보내놓은 상태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웹 아카이브 사이트인 아카이브투데이(archive.today)의 운영자를 찾아나섰다. 이 사이트는 archive.is나 archive.ph라는 도메인을 통해 운영되며, 전 세계 인터넷 웹 페이지의 스냅샷을 생성한 후 저장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인터넷아카이브(Internet Archive)라고 알려진 웨이백머신(Wayback Machine)과 유사하나, 더 깊이 들여다보면 많은 부분에서 차이를 보인다고 FBI는 설명한다.

인터넷아카이브 vs. 아카이브투데이… 그리고 아카이빙

인터넷에서의 아카이빙(archiving) 즉, ‘자료 보관’이라는 행위는 꽤나 그 역사가 깊다. 행위 그 자체로만 보면 웹 페이지를 저장해두는 것에 불과하지만, 그것을 통해 디지털 시대의 기억과 증거를 보존한다는 의의가 존재한다. 인터넷 상에 존재하는 각종 콘텐츠들이 너무 빨리 작성됐다가 휘발되거나 수정되는 것을 경계하여 만들어진 개념 혹은 서비스라 할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 인류의 지성이나 사고, 관습 등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알려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이런 아카이빙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달은 ‘인터넷아카이브’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96년 비영리 기관으로 출범해 현재까지도 수많은 웹의 역사 자료들을 보관하고 있다. 웹 크롤러가 주기적으로 웹상 데이터들을 추출해 저장하는 식이다. 다만 저작권자가 요청하면 삭제가 가능하다. 그 외 모든 것들이 투명하게 운영되기도 하며, 누구나 자료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실제로 인터넷아카이브에 접속해 서핑을 하다보면 옛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기도 한다.)

아카이브투데이의 경우 개인이나 소규모 그룹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자 혹은 단체의 신원이 처음부터 불문명했다. 2012년경에 시작됐으며, 인터넷아카이브와 마찬가지로 웹 페이지를 캡쳐해 저장한다. 하지만 인터넷아카이브처럼 웹 크롤러를 써서 주기적으로 자료를 수집하는 게 아니라 ‘사용자 직접 제출’에 의존한다. 따라서 데이터 품질이 일정하지도 않으며, 누가 어떤 목적으로 자료를 제출했는지도 미심쩍을 때가 많다. 즉 운영에 있어서 불투명성이 드러난다는 의미다.

자료 모으는 게 뭐 문제라고 FBI가 나서는가?

여기까지 보면 인터넷아카이브와 아카이브투데이의 차이가 한 단어로 요약되는 걸 알 수 있다. 바로 ‘투명성’이다. 하지만 그 투명성이 뭐가 그리 큰 문제이기에 무려 FBI까지 나서는 것일까? 그건 ‘아카이빙’이 악용될 소지가 높은 행위이기 때문이다. 

아카이빙은 위에서 설명한 대로 ‘인터넷의 역사’를 기록하는 데 그 의의가 있다. 하지만 그 기록 행위는 ‘웹 페이지 캡쳐’로 대부분 구성된다. 그러므로 역사적인 자료들이 모이기도 하지만, 수집되면 안 되는 자료들이 모이기도 한다. 저작권으로 보호되어 있는 페이지, 즉 정당한 대가를 지불한 일부 소비자들에게만 제공되는 콘텐츠라면 어떨까? 역사를 보존한다면서 이런 페이지와 콘텐츠까지 저장해 둔다면, 그 행위는 어떻게 봐야 할까? 

일각에서는 ‘유료 콘텐츠도 역사의 일부’이기 때문에 수집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반대편에서는 ‘부당한 저작권 침해’라고 반박하기도 한다. 이에 대한 결론이 시원하게 난 적은 없지만, 아무래도 ‘저작권 침해’는 법적 테두리와 규정이 비교적 분명히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그 쪽에 더 힘이 실리는 게 맞다. 그래서 인터넷아카이브 측도 저자의 요청이 있을 시 저장된 자료를 삭제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런 고민이 아카이브투데이에는 없다. 역사를 기록한다고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 하고는 있지만, 유료 콘텐츠를 캡쳐해 공유하거나 민감한 정부 문건들을 게재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운영자 스스로는 철저하게 익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FBI의 설명에 따르면 도메인 등록 정보에는 데니스 페트로프(Denis Petrov)라는 체코인이 배후에 있는 것으로 나와 있는데, 가상의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FBI, 연방 소환장 보내

FBI는 캐나다의 도메인 등록소인 투카우즈(Tucows)에 소환장을 보낸 상태다. 아카이브투데이 도메인 소유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라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고 외신들은 전한다. 특히 독일의 헤이제온라인(Heise Online)과 404미디어(404Media)가 이와 관련한 내용을 상세히 보도했다. 가입자의 이름과 청구 주소, 통화 기록, 결제 정보, 인터넷 세션 관련 로그 등 광범위한 정보를 요구했다고 한다. 다만 FBI가 어떤 범죄 혐의로 인해 아카이브투데이의 목을 죄기 시작했는지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소환장에도 그러한 내용은 담겨 있지 않다고 한다.

이제 투카우즈가 어떻게 움직일지가 관건인 상황에서, 투카우즈는 “유효한 법적 절차에는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FBI의 공문서는 유효한 법적 절차에 따라 발송된 것이니, 요구에 응하겠다는 의미다. 투카우즈가 아카이브투데이의 진짜 주인을 알고 있는지, 가상의 인물을 진짜 소유주로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조만간 드러날 예정이다. 

유료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사이트들은 아카이브투데이는 물론 다른 여러 ‘우회 시도’들에 오랜 시간 맞서왔다. 올해 7월에는 뉴스미디어연맹(News Media Alliance)이 12ft.io라는 우회 접속 사이트를 고소함으로써 폐쇄시키는 데 성공한 바 있다. 그 동안 사용자들은 12ft.io를 통해 유로 콘텐츠를 무료로 읽을 수 있었다. 사용자가 읽고 싶은 사이트의 주소를 12ft.io에 입력하면, 12ft.io가 검색엔진 봇을 사칭하여 해당 사이트에 대한 접근권한을 요청한다. 사이트는 ‘검색엔진이 접근하는구나’라고 인식해 콘텐츠를 열어주게 되며, 사용자는 이를 통해 무료로 콘텐츠를 열람하는 방식이었다.

by 문가용 기자(anotherphase@thetechedge.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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