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경찰 무전기 통신에 사용되는 프로토콜서 취약점 다수 나와
- 유럽 무전기 통신, 테트라 기반
- 테트라서 2년 만에 여러 취약점 발굴돼
- 한국에서는 테트라 사용 않지만...상응하는 프로토콜 연구 필요
무전 통신 표준인 테트라(TETRA)에서 보안 취약점이 발견됐다. 이 취약점을 익스플로잇 하면 무차별 대입 공격과 재생 공격이 가능해지며, 암호화 된 트래픽을 해독하는 위험성도 존재한다고 한다. 이는 보안 업체 미드나이트블루(Midnight Blue) 소속 연구원들이 지난 주말 열린 보안 행사 블랙햇(Black Hat)에서 공개됐다.
먼저 테트라는 유럽에서 널리 사용되는 이동 무전 표준이다. 경찰 및 사법 요원, 군인들이 작전 수행 시 사용하는 무전기가 대부분 테트라 기반이라고 보면 된다. 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ETSI)가 개발했고, 네 가지 암호화 알고리즘을 포함한다. 여기서 취약점이 발견됐다는 건, 중요 정부 요원들의 통신을 해킹할 가능성이 생겼다는 의미로, 민간 차원에서는 와닿지 않는 문제지만 사회적으로는 큰 타격이 있을 수 있다.
참고로 미드나이트블루는 2년 전에도 테트라에서 여러 취약점을 발견한 바 있다. 당시 그 취약점들을 통틀어 테트라버스트(TETRA:BURST)라고 했었다. 이번 취약점들의 통칭은 2테트라:2버스트(2TETRA:2BURST)이다. 전자와 후자는 상호 연결되어 있지는 않지만 딱 한 취약점이 CVE-2022-24401이라는 테트라버스트 속 취약점과 관련이 있다. 패치가 불충분하게 이뤄져 파생한 문제인 것이다.
테트라2:버스트2의 취약점들은 다음과 같다.
1) CVE-2025-52940 : 테트라의 ‘종단간 암호화’ 처리가 된 음성 스트림을 재생 공격에 노출시키는 취약점. 암호화 키를 알지 못하는 공격자도 임의의 음성 스트림을 주입할 수 있으며, 합법적인 통화 수신자는 이를 정상 트래픽과 구분 없이 재생할 수 있게 된다.
2) CVE-2025-52941 : 테트라의 ‘종단간 암호화’ 알고리즘은 AES-128을 구현한 것인데, 약화된 버전이 사용되고 있다. 복호화 키 엔트로피가 128비트에서 56비트로 줄어들었기 때문에 무차별 대입 공격이 가능해진다.
3) CVE-2025-52942 : 종단간 암호화 처리가 된 테트라 SDS 메시지는 재생 공격에 대한 방어 메커니즘을 갖추지 못했다. 따라서 사람이나 기계를 대상으로 임의 메시지를 재전송하는 게 가능하다.
4) CVE-2025-52943 : 테트라는 여러 가지 암호화 알고리즘을 지원하는데, 이 특성 때문에 키 복구 공격에 취약하다. 현재는 1번 알고리즘의 암호화 키를 사용해 2번 알고리즘을 복호화할 수 있는 상태다.
5) CVE-2025-52944 : 테트라 프로토콜에는 메시지 인증 절차가 존재하지 않는다. 음성과 데이터 같은 임의의 메시지를 주입하는 것도 가능하게 된다.
6) MBPH-2025-001 : 아직 CVE 번호가 부여되지 않은 취약점으로, CVE-2022-24401이 제대로 수정되지 않아 발생한다. CVE-2022-24401에 대한 익스플로잇이 여전히 가능하다.
다만 테트라 프로토콜을 어떤 식으로, 어떤 환경에 구현하느냐에 따라 이 취약점 전부가 존재할 수도 있고 일부만 있을 수도 있다고 미드나이트블루는 덧붙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무전 통신을 중간에서 가로채고 악성 트래픽을 주입할 수는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아직 실제 공격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6)번 취약점을 빼고는 패치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연구원들은 지적했다.
패치가 나올 때까지 취할 수 있는 위험 완화 대책은 다음과 같다.
1) CVE-2025-52940과 CVE-2025-52942 : 안전한 E2EE 솔루션으로 이전
2) CVE-2025-52941 : 약화되지 않은 E2EE 버전들로 이전
3) CVE-2025-52943 : 암호화 알고리즘 중 하나인 TEA1을 비활성화 하고 모든 키를 교체
4) CVE-2025-52944 : 데이터를 전송하는 용도로 테트라를 사용할 경우 TLS나 VPN 등과 같은 추가 보호 계층을 추가
한국에서는 테트라가 흔치 않지만
다행히 한국에서는 테트라가 널리 사용되지 않는다. 한국 경찰과 사법 요원들이 주로 사용하는 무선 통신 프로토콜은 TRS다. 테트라는 사용된다 하더라도 일부 산업 현장 혹은 합동 군사 훈련장일 뿐이고, 그나마도 보안과 관련돼 있어 공개돼 있지 않다. 따라서 이번 테트라 취약점 발표가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테트라만 없을 뿐 그에 상응하는 무전 프로토콜이 사용되고 있는 건 사실이기 때문에, 그러한 통신 기술에 취약점이 있지는 않은지 검토해볼 필요는 있다. 테트라의 경우 유럽에서는 꾸준히 연구가 되고 있고, 취약점 발표도 이따금씩 있는 편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사용되는 TRS 등의 무전 프로토콜은 그렇지 않다. 연구가 아예 진행되지 않는 건 아니지만 뜸하다.
그런 프로토콜들은 대부분 외국에서 만들어졌고, 따라서 연구와 분석도 외국에서 주로 이뤄지는 편이라는 것도 문제다. 위에서 언급됐지만, 테트라에서 발견된 취약점이 사그라드느냐 혹은 발현되느냐는 ‘프로토콜을 어떻게 구현하느냐’에도 많은 영향을 받는다. 그러므로 외국에서 프로토콜 자체를 연구한 것이 참고 자료로서는 유효할 수 있느나, 실제 사용 환경에서는 크게 유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실제 무전 통신망들이 한국 사법 환경에서 어떤 식으로 활용되고 있는지, 프로토콜 자체와 구현 과정에 취약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지 파헤쳐 보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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