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가득할 미래, 어떻게 준비할까?
- OWASP 서울 챕터에서 연 보안 송년회
- 젊은 층에 해주고 싶은 실속 있는 조언들이 가득
- 인공지능이 2025년에 이어 2026년에도 화두
Juniors, 안녕!
테크를 가장 날카롭고 가치 있게 읽어주는 더테크엣지 아빠들이야.
연말이면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뭘 하는지 아니? 미래 예측이야. 내년도에 이런 저런 일이 일어날 거다, 하고 서로 예언을 하는 건데, 워낙 세상이 확확 바뀌기 때문에 서로 아는 지식들을 이런 식으로 공유하면서 ‘같이 대비하자’고 독려하는 거야. 일종의 미풍양속이라고도 할 수 있어.
어제는 보안을 좋아하거나 보안을 더 알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서 연말 모임을 했어. ‘OWASP 서울 챕터’라는 곳에서 연 송년회였지. 아빠가 10년 넘게 보안 행사나 모임을 다녀봤는데, 이렇게까지 젊은 청년들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 건 대단히 오랜만이었어. 어디를 가도 아빠가 막내이거나 어린 축에 속했는데 오랜만에 보안 업계 모임에서 청년들이 많은 걸 보니 기분이 좋더라.
어느 분야나 아빠처럼 나이 든 사람이 할 일이 있고, 젊은 층이 할 일이 따로 있는 건데, 보안 행사들 갈 때마다 높은 연령대의 분들만 보이니 ‘어린 분들이 할 일은 누가 해야 할까?’라는 걱정이 알게 모르게 있었나봐. 오늘 모인 사람들을 보고는 아빠도 모르게 ‘한국 정보 보안, 미래가 밝다’고 혼잣말을 해버렸어.
그래서 그런지 강연과 토론을 맡았던 분들(AWS의 신은수, 코리안리의 문광석, 우아한형제들의 권현준)이 ‘이제 막 회사에서 일하기 시작해 얼마 되지 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조언을 꽤 많이 했어. 그 중에 너희들도 들으면 좋을 법한 것들이 있어 몇 가지만 추리려고 해. 이번 편지에서는 일단 인공지능부터 얘기해보자.
인공지능은 ‘조수’
보안이라는 건 IT 기술과 아주 가까운 친척이기 때문에 IT 기술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많은 영향을 받아. 요 몇 년 동안 IT 쪽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건 너희들도 익히 들어봤을 ‘인공지능’이야. 보안에서도, 젊은 청년들을 위한 자리에서도, 너희 같은 학생들을 위한 이런 편지에서도 ‘인공지능’을 대화 주제에서 빼놓을 수 없게 됐어.
하지만 ‘인공지능이 화제’라는 건 알겠는데, ‘그래서 뭐가 어떻다는 건데?’까지는 설명하기 힘들지? 지금으로서 그에 대한 답은 ‘인공지능이 왠만한 사람보다 더 일을 잘 한다’라고 말할 수 있어. 그래서 너희보다 조금 나이 많은 형 누나들, 그러나 아빠가 보기에는 청년인 세대가 많은 어려움을 느끼고 있어. 대학교 공부까지 마쳤으니 이제 회사에 들어가 실력을 발휘해야 하는데, 인공지능이 그 기회를 다 빼앗아 가고 있거든.
그래서 오늘도 행사장에서 누군가 물었어. “인공지능 때문에 입사가 어려운데,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고 말이야. 위에 언급한 세 분의 의견이 비슷했어. 그 중 문광석 님은 이렇게 말했어. “내가 이런 기술과 특기가 있다고 강조해봐야 대부분 인공지능이 더 잘 하는 것들입니다. 사람인 내가 인공지능을 도구로서 어떻게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지, 그래서 어떤 결과를 낼 수 있는지를 강조하는 게 낫습니다.”

인공지능을 도구로서 얼마나 잘 쓸 수 있느냐가 이제는 개개인의 능력 중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소리지. 그렇다고 이게 단순한 일이 아냐. 인공지능 학습서 몇 개 보고 문제집 좀 푼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라는 거지. ‘인공지능을 잘 쓴다’라는 말 안에 많은 의미가 들어 있어. 아빠가 저 강사분들 말을 정리해볼게, 들어 봐.
“인공지능을 나의 개인 조수로서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요. 그런데 사람이 사람 조수를 잘 다루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시킨 사람이 조수보다 더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나도 모르는 일을 조수에게 시키면, 그 조수가 일을 잘 하는지, 열심히 하는지, 꾀를 부리는지 판단이 안 되죠. 그러면 그 조수가 일해서 낸 결과에 대해서도 평가할 수 없고요. 인공지능도 같아요. 인공지능을 조수처럼 잘 다루려면, 그 일에 대해서 본인이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해요. 그래서 인공지능을 잘 쓴다는 건, 자기 분야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우아한형제들의 권현준 님의 말이었어.
AWS의 신은수 님도 여기에 동의하는 맥락에서 이렇게 덧붙이더라. “한 우물만 파는 것보다는 박학다식한 게 더 유리해지는 시대가 됐습니다. 뭔가를 깊이 파내는 것은 인공지능이 놀라울 정도로 뛰어난 모습을 보입니다. 체스만 잘 하는 인공지능, 외국어를 잘 하는 인공지능, 물리학을 잘 하는 인공지능 등 한 가지를 집중적으로 훈련시키면 인공지능은 인간의 수준을 뛰어 넘습니다.” 실제로 바둑과 체스는 이제 사람이 인공지능을 못 이겨. 그런 걸 생각하면 한 우물만 파서는 승산이 없다는 말에 힘이 실리지.
그래서 앞으로는?
세 사람은 2026년의 화두도 역시 인공지능이 될 거라고 꼽았어. 너희가 보기에도 너무 당연한 소리지? 그런데 세부 내용이 더 있어. 일단 권현준 님은 “앞으로 회사 경영진들이 인공지능을 모든 곳에 쓰고 싶어할 것”이라고 예측했어. 거기에 대응해 “보안 담당자들은 그 인공지능을 전부 통제하고 관리하려 할 것”이라고도 내다봤지. 즉 ‘쓰고 싶어 하는 사람’과 ‘관리하고 싶어 하는 사람’의 대립이 있을 거라는 뜻이야.
‘쓰는 것’과 ‘관리하는 것’에 무슨 차이가 있기에 둘이 싸우게 될 거라고 예언하는 걸까?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 즉 사장님들이 인공지능을 ‘쓴다’는 건, 인공지능을 활용해 돈을 더 많이 벌고 싶어한다는 뜻이야. 인공지능을 배우고 사용하는 목적이 ‘돈’에 있는 것이지. ‘관리하는 것’은 조금 달라. 인공지능 때문에 사고가 나는 것을 막는다는 뜻이거든. 한쪽은 ‘인공지능으로 돈 벌게 해달라’고 외치고 있는데, 반대쪽에서는 ‘아직 사고가 안 난다고 보장할 수 없으니 기다리세요’라는 답만 준다면, 서로 답답하겠지.

‘사고가 안 나도록 써서 돈을 버는 방법’을 누군가 찾는다면 ‘쓰는 자’와 ‘관리하는 자’가 덜 싸우게 될 거야. 그런 2026년이 될 수 있을까? 아빠랑 같이 지켜보자.
문광석 님은 “인공지능 피벗(AI Pivot)”이라는 개념을 강조했어. 어려운 말인데, 괜찮아. 설명이 나오거든. “인공지능 피벗은 기업들의 사업 전략이 인공지능 위주로, 혹은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수립된다는 의미입니다. 회사들이 인공지능을 활용해 새로운 일들을 벌일 거라는 것이죠. 그걸 보안이 지켜보고 있어서는 안 되죠. 안전하게 인공지능을 활용할 방법을 마련하는 한 해가 될 겁니다.”
너희들에게 인공지능과 미래란?
너희보다 조금 나이가 많은 청년들에게 해주는 말이지만, 너희 학생들도 중요한 내용이야. 너희가 학교를 졸업하고 회사에서 일하고 싶어질 때는 인공지능이 지금보다 더 발전해 있을 가능성이 높아.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게 너무나 흔하고 평범한 기술이 되었을 수도 있어. 그것에 따라 사람이 어떤 역할과 기능을 맡게 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을 거야.
하지만 인공지능이 인간의 조수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그렇다면 그 유능한 조수를 다룰 수 있을 정도로 너희가 더 유능해져야 하겠지. 그렇다고 한 우물만 파는 건 위험할 수 있어. 인공지능이 이미 수많은 바둑 기사들이나 체스 선수들을 정복한 것을 떠올려봐. 그뿐만 아니라 화가와 번역가들도 위태로워. 그러니 학생일 때 미리 팔 우물 한 가지를 정하지 말고, 여러 가지를 두루두루 경험해보고 관심도 가져보는 게 안전해.

‘난 과학자가 될 거야’, ‘난 영화배우가 될 거야’, ‘난 의사가 될 거야’라고 목표를 정해서 꾸준히 노력하는 게 아빠 어렸을 때는 좋은 학생의 자세였어. 그래서 유독 과학 과목을 잘 하는 아이, 연극 무대에서 빛이 나는 아이, 생물 시간에 눈을 반짝이는 아이들이 있었지. 더는 아닌 거 같아. 이제는 그런 꿈과 목표를 여러 개 두고, 여러 관심사들을 유지하는 게 더 나아 보여.
지난 번 대학생 형 누나들의 ‘인공지능으로 시험보기’에 대해 쓴 편지에서도 강조했었지만, ‘인공지능은 도구이고 그 주인은 나’라는 사실을 반드시 마음에 새겨야 해. 그리고 그 도구는 내가 활용법을 익히면 익힐수록, 인공지능에 시키는 일에 대해 내가 더 전문성을 가지고 있으면 있을수록, 그 전문성을 바탕으로 인공지능이 한 일을 검사하면 할수록, 더 뛰어나고 충실한 조수가 된다는 것도 기억해둬. 그래서 너희가 자라는 동안 ‘인공지능이 다 해 주는데, 굳이 뭘 더 공부하냐/연습하냐/훈련하냐?’와 같은 어리석은 소리에 한 번이라도 속지 않기를 바라.🆃🆃🅔
by 문가용 기자(anotherphase@thetechedge.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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